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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건강

[화학상식] 치사량, 죽느냐 사느냐는 독의 양이 좌우한다

 

      치사량, 죽느냐 사느냐는 독의 양이 좌우한다

 

 

 

 

 

 

 

 

200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물 마시기 대회를 하다 한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 화장실에 가지 않고 물을

 

제일 많이 마신 우승자에게 주최측이 내건 경품은 위(wii)라는 오락기계였다. 세 아이의 엄마로서 자녀들

 

의 장난감을 위해서 무리하게 너무 많은 양의 물을 마셨고, 그 결과 체내 전해질 균형이 무너져서 죽음에

 

이른 것이다. 생명의 물질이라는 물도 과하면 독이 된다. 화학물질이 독이 될 지 혹은 약이 될지는 그것이

 

어떤 물질인지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의 양이다. 뉴스의 사건 사고에서 자주 등장하

 

는 소위 독극물의 치사량은 과연 얼마만한 양을 의미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세상의 모든 물질은 독이 될 수 있다

 

독이란 생명유지에 필요한 생화학 반응을 무력화시키는 물질이다. 그것들은 효소의 기능을 무력화시키거

 

나 혹은 이온 통로를 막아 신경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또한 생리활성 분자 내에서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

 

결합될 자리를 차지하여 특정 장기를 파괴하고 몸을 마비에 이르게 한다. 독의 양과 대상 동물의 상태에

 

따라서 효과가 금방 나타날 수도 있고, 서서히 나타나기도 한다. 결국에는 건강에 심각한 해를 끼쳐 무력

 

화시키거나 혹은 생명을 앗아간다. 그런데 흡입, 흡수, 주사 혹은 접촉되어 독성을 나타내는 화학물질의

 

양과 종류는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동일한 화학물질에 대해서 독성 정도는 동물과 인간에 있어서도 많

 

은 차이를 보인다. 또한 각자의 해독 능력에 따라 독성 정도도 차이가 난다. 그러므로 화학물질의 치사량

 

을 결정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치사량의 동물 실험 자료를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포유동물”의 생리화학적 반응이 매우 유사하다는 전제조건을 바탕에 깔고 있다. 그러나 인간에게

 

더 독성을 띠는 물질도 있고 혹은 동물에게 더 독성을 띠는 물질도 있다. 예를 들어 초콜릿에 포함된 티오

 

브로민은 인간보다는 개나 고양이에게 5-6배 더 강한 독성을 나타낸다.

 

 

LD50란 무엇인가 

 

특정 물질의 치사량은 주로 동물 연구와 실험을 통해서 결정하며, 통상적으로 LD50 다음에 수치와 단위

 

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LDlethal dose의 약어로 치사량을 말한다. LD50의 50은 실험 대상 동물

 

(혹은 인간)의 50 퍼센트가 죽는 것을 의미하여 반수() 치사량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치사량이란

 

‘즉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양을 의미하고 있으므로 급성 반수 치사량이라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그런데 ‘즉시’라고 말하는 죽는 시간에 대한 정의에는 다소 애매모호한 면이 있다. 다시 말해서 물질을 투

 

여하자마자, 혹은 1분 후, 혹은 1~2주 후에 죽는 것, 그 일정한 시간 범위를 정하는 것에 실험의 오차가

 

포함될 것이다. 인간(혹은 동물)의 평균수명과 비교해 본다면 한달 후에 죽어도 독성 물질이 직접 원인이

 

라면 즉사로 간주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2006년에 방사능 동위원소인 폴로늄-210으로 암살된 리트비넨

 

코의 경우에는 3주만에 죽었다. 그러므로 LD50 값은 수치와 함께 정황(상황), 죽음에 이르는 시간범위 등

 

구체적인 조건을 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독성 시험에는 순수한 물질을 이용한다. 혼합된 성분으로 독성 실험을 하지 않기 때문에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 있지만 일정한 기준을 삼는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실험 동물 모두에게서 독성을 나타내는 물

 

질이라면 사람에게도 반드시 독성을 띨 것이라는 가정도 한다. 동물 실험으로 얻은 치사량의 결과를 인간

 

의 치사량으로 환산할 경우에는 몸무게와 피부 면적은 물론 안정성을 고려한 변환인자를 사용한다. 일반

 

적으로 인간의 치사량 기준은 동물의 치사량보다 훨씬 더 작은 값으로 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더구나

 

실험 동물에 따라 독성 정도가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물질의 치사량을 정할 때는 더욱 신중하고 조심스러

 

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LD50 값은 주로 실험 동물(rats, mice, 기타)을 이용하여 정한다. 독성 물질을 동물에게 먹이거나, 혈관으

 

로 투여하거나 혹은 피부에 접촉시켜 실험을 진행한다. 따라서 동일한 독성 물질일지라도 투여 방법과 종

 

류에 따라 치사량 값의 차이가 있으므로 정확한 실험 조건 등을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통은 실험

 

동물의 몸무게 1 kgLD50 값으로 000 mg/kg, 1hour 등으로 표기한다. 독성이 강한 물질일수록 훨씬

 

적은 양으로도 생명을 앗아갈 수 있으니 그런 물질의 LD50 값은 더 작게 마련이다. 독성이 제일 강하다는

 

보톡스의 LD50 값은 약 1 ng/kg 이며, 이것의 독성은 복어 알의 독성보다 약 10,000 배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이 보톡스이다.

 

 

 카페인, 니코틴, 물의 LD50값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은 LD50가 약 150-200 mg/kg이며,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의 LD50는 약 0.5-1.0

 

mg/kg 이다. 니코틴이 카페인보다 훨씬 독성이 큰 물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성인(몸무게 약 70 kg)의

 

치사량으로 환산해 보면 카페인은 10.5- 14 g, 니코틴은 0.035-0.070 g 이다. 이 정도의 양을 몸에 흡수시

 

키면 그 중 절반은 사망한다는 것이다. 커피 한잔에 포함된 카페인의 양을 대략 150-200 mg이라고 가정

 

한다면, 약 70잔의 커피를 마셔야 치사량에 도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이것은 실제 상황과 동떨

 

어져 있다. 카페인 독으로 죽는다고 커피 70잔을 한자리에서 마시는 사람은 없을 듯싶다. 생명 유지에 반

 

드시 필요한 물의 LD50값은 약 86-90 mL/kg 이다. 물을 한꺼번에 약 6 L 이상 마신 성인의 절반은 죽는

 

다는 말이다. 앞에서 예를 든 여성의 경우에는 약 7 L 를 초과해서 물을 마셨고, 그 다음날 사망했다. 만약

 

에 카페인 독으로 죽기를 작정하고 화장실도 가지 않고 커피를 마셔댄다면 물 중독으로 사망하게 될 것이

 

다. 왜냐하면 커피 한 잔의 부피를 약 0.2 L 로 가정할 때 커피 70잔에 포함된 물은 약 14 L 나 되기 때문

 

이다.

 

 

 

독이 기체일 경우에는 

 

기체 상태의 독극물은 대부분 호흡기를 통해 흡입이 된다. 예를 들어 일산화탄소는 코로 흡입이 된다.

 

산소보다 헤모글로빈과 훨씬 더 잘 결합(약 200배 이상)하는 일산화탄소의 성질 때문에 독성을 나타낸다.

 

일산화탄소와 결합된 헤모글로빈은 인체에 필요로 하는 산소를 운반할 수 없다. 따라서 고농도의 일산화

 

탄소를 흡입하면 산소가 차단되어 혼수 상태 혹은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기체 독성 물질은

 

기체의 농도(concentration)와 노출 시간(time)이 중요한 변수가 된다. 그래서 LD50 대신에 치사농도(LC)

 

와 노출시간(t)을 곱한 값, LCt50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발표된 자료들은 실험실마다 다양한 값으로

 

치사량을 표시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산화탄소의 쥐(rat) 실험에서 얻은 한 실험실의 자료는 LC50

 

1807 ppm/4hour로, 또 다른 자료는 3760 ppm/1hour로 제시하고 있다. 또 다른 실험 자료는 LC50-

 

30min 값이 약 6600 ppm(7560 mg/m3)이다. 쥐의 자료와는 다르게 인간은 일산화탄소의 농도가 약

 

2500 ppm 되는 공기에서 약 30분간 호흡을 하면 의식을 잃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망에 이르는 것은

 

건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의식을 회복했어도 정상생활을 할 수 없다면 사망한 것과 다름

 

없을 것이다. 참고로 미국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는 약 1200 ppm-15min을 직장에서 근무하는 노동

 

자의 일산화탄소의 노출한계로 정하고 있다.

 

 

 

LD50 값의 적용과 용도

 

모든 물질은 예외 없이 독성을 나타낸다. 몸에 좋은 물일지라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마시면 독이 된다는

 

것을 앞선 예에서 보여주고 있다. 약이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상에서 혹은 공장에서 다루

 

는 각종 물질의 치사량, 더 정확히는 급성 치사량을 알고자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일상에서 필요한 화학

 

물질을 항상 사용하고 대하는 우리에게 그것은 반드시 필요한 정보이기도 하다. 더구나 독성이 강한 물질

 

을 취급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필수 자료가 될 것이다. 본인 부주의로 혹은 사고로 인해서 누출이 되었

 

을 때 치사량과 시간을 미리 알고 있다면 대응방법도 달라질 것이다. 독성 물질의 특성과 함께 LD50값을

 

이용하여 대응 방법과 순서에 대한 전략을 미리 계획할 수 있다면 최소한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사는데 반드시 필요한 소금의 LD50값은 약 3g/kg 이다. 그러나 소금을 독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싶다. 그에 비해 설탕의 LD50값은 약 30g/kg이다. 영양이 과다한 사람들은 설탕을 독으로

 

여긴다. 설탕은 급성으로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건강상태에 따라서는 생리활동을 엉망으로

 

만들어 건강을 위협하는 물질이다. 물질을 투여하는 기간과 건강 상태에 따라 같은 양의 화학물질이라도

 

체감하는 독성 정도는 달라질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보톡스도 양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약으

 

로 혹은 미용에 활용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치사량 - 죽느냐 사느냐는 독의 양이 좌우한다 (화학산책)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79812&cid=58949&categoryId=58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