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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건강

[화학상식] 당근의 화학

 

<<당근의 화학>>

 

 

 

▶ 당근은 뿌리 채소로 특유의 색 때문에 식품점에서도 눈에 잘 띕니다. 생으로 먹어도 맛이 순하며, 주황색을 띠고

 

    있어서 음식 색깔의 균형을 맞추는 데도 안성맞춤입니다. 또한 당근은 항산화제와 비타민 A의 선구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건강식품의 하나입니다. 이번에는 당근에 포함된 일부 화학물질의 특성을 살펴봅시다.

 

 

▣ 당근은 항산화제인 베타카로틴이 듬뿍 함유된 건강식품이다

 

 

 ▶ 당근의 주황색은 베타카로틴(β-carotene)에서 온 것입니다. 베타카로틴은 11개의 이중결합이 교대로 길게 결합된

 

     화학구조를 지닌 탄화수소입니다. 비극성(非極性) 성질 때문에 물보다는 기름에 잘 녹는 지용성 분자입니다.

 

 

 ▶ 베타카로틴은 주로 청록색 빛의 파장 범위에 해당되는 400~500 nm의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우리 눈에

 

     주황색으로 보입니다. 베타카로틴만을 추출해서 음식의 주황색 색소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대사과정을 거쳐

 

     비타민 A로 변환되므로 비타민 A의 선구물질입니다.

 

 

 ▶ 눈의 망막은 비타민 A(화학명 retinol)를 필요로 합니다. 망막에서 빛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레티날(retinal)이며, 비타민 A가 산화된 분자로 알데하이드 화합물의 한 종류입니다. 레티날이 부족한 경우에는

 

    어두운 곳, 혹은 밤에 물체의 식별이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레티날이 더 산화되면 레티노익산(retinoic acid)으로 변합니다. 마치 알코올이 아세트 알데하이드를 거쳐

 

    아세트산으로 산화되는 것과 같이 비타민 A도 변화를 겪는 것입니다. 레티노익산은 우리 몸의 상피세포

 

    (epithelial cells)1)의 성장과 보존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망막도 상피세포의 한 종류이므로, 비타민 A가

 

    부족해지면 야맹증이나 안구 건조증과 같은 눈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비타민 A가 부족하면 성장 장애를 겪을 수 있고, 후에 피부질환은 물론 다양한 암에 노출될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는 상피세포에 미치는 비타민 A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비타민 A는 반드시 섭취해야 할 화학물질입니다. 저개발 국가에서 맹인이 생겨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그들이 먹는 주식에 비타민 A가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사람들은 비타민

 

    A가 포함된 채소를 같이 섭취하지 않으면 비타민 A 결핍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 그렇다고 너무 많은 양의 비타민 A를 섭취하면 그 또한 문제를 일으키므로 조심해야 됩니다. 비타민 A는 다른

 

     종류의 지용성 비타민(D, E, K)과 마찬가지로 일단 몸에 흡수되면 수용성 비타민(B, C)보다 체내에 오래 머뭅니다.

 

 

 

 

 

 

 

▣ 베타카로틴은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카로티노이드 화합물의 일종이다

 

 

 ▶ 베타카로틴은 카로티노이드 계통 화합물의 한 종류입니다. 카로티노이드는 탄화수소의 일종으로, 주로 초록색

 

    계통의 빛을 흡수합니다. 그러므로 카로티노이드가 포함된 과일 혹은 채소는 주로 주황색 혹은 빨간색 계통의

 

    빛깔을 띕니다. 일종의 색소(pigment)라 할 수 있습니다.

 

 

 ▶ 당근의 베타카로틴과 토마토의 라이코펜(혹은 리코펜, lycopene)은 모두 다 카로티노이드 계에 속하는

 

     화합물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카로티노이드의 종류는 600여 개 이상이며, 크게 2개의 그룹으로 나뉩니다.

 

 

 ▶ 한 그룹은 분자 안에 산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다른 그룹은 산소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베타카로틴과 라이코펜은

 

     모두 산소가 포함되지 않은 분자들입니다. 산소가 포함된 화합물의 대표적인 것으로 크산토필(xanthophyll)이

 

     있습니다. 크산토필은 대부분 식물의 잎에서 발견되는 색소로, 잎의 황색소라 불리는 물질이 바로 그것입니다.

 

 

 ▶ 잎에 들어 있는 크산토필은 푸른색 빛을 흡수함으로써 광합성에 이용되기도 하며, 엽록소가 빛에 의해 피해를

 

     입는 것을 방지해 주기도 합니다. 눈의 황반(macula lutea)에 포함된 색소인 루테인(lutein)과 제아잔틴(zeaxanthin)

   

     도 카로티노이드이며, 크산토필의 한 종류라 할 수 있습니다.

 

 

 ▶ 이 화합물들은 푸른색 빛이나 근자외선(近紫外線)2)을 흡수하여 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치 식물이 빛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갖추고 있는 크산토필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